하이원 스키장에서 모델견과 함께 (2009년 4월)
글 / 드라

보더콜리에 관하여 가끔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보더콜리를 아파트에서 키워도 되는가?’ 하는 질문 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파트에서 키우는 것을 반대하는 글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인 경우에는 아파트에서 키우면서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개의 성격에 따라 헛짖음이 있는 보더콜리라면 아파트에서 기르기가 곤란하겠죠. 하지만 제대로 브리딩 된 보더콜리 중에 헛짖음이 있는 보더콜리는 별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근친이나 막 교배가 된 보더콜리 중에는 헛짖음이 심하고 나대는 성격의 보더콜리를 많이 보았습니다.

보더콜리는 소심한(timid) 성격이 아니고 대부분 Prudence하고 Clever합니다. 자견일 때는 왕성한 두뇌 활동으로 장난질이 심하고 호기심도 무척 많지만 성견이 되면 침착하고 낯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성격은 타고 납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어떻게 길들이냐에 따라 행동 방법이 결정 됩니다. 제가 늘 보더콜리를 입양하기 전에 공부를 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좋은 혈통의 좋은 성격의 보더콜리를 입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견이 되기 까지의 일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길들이고 교육하느냐에 따라 같은 동배의 보더콜리라도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본 주제로 돌아가서 보더콜리를 아파트에서 키워도 되는가? 하는 점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대답은 ‘(견주가 훈련 경험이 많다면) 아파트에서 키워도 충분하다. 아니 아파트에서 키우는 보더콜리가 마당에서 키우는 보더콜리 보다 훨씬 더 영리해진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개들의 영역은 실내냐 실외냐, 그리고 활동 영역이 얼마나 크냐와는 상관 없습니다. 아무리 넓은 마당에서 보더콜리가 자란다고 해도 그 마당은 좁은 영역일 뿐입니다. 양적인 영역의 넓이는 보더콜리에게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마당 보다 좁은 실내라도 아기자기한 물건들과 호기심을 끌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면 성장기에 있는 보더콜리의 두뇌 자극을 계속함으로써 아주 영리한 보더콜리로 키울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마당에서 키우면서 사람과의 상호작용(Inter-actions)이 적은 보더콜리는 그렇지 못한 보더콜리 보다 지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마당에서 키우는 보더콜리 중에는 상호작용의 부족으로 지나가는 사람이나 다른 집 개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또는 무료함으로 문제 행동을 일으키거나 헛짖음이 심해지는 사례를 보아왔습니다.

실내에서 키우더라도 운동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 매일 밤 공원이나 운동장에 나가서 보더콜리가 지칠 정도의 강도높은 운동 (원반놀이, 어질리티, 술래잡기 등)을 시킨다면 애완견화 된 보더콜리에게서 나타나는 운동욕구 부족으로 인한 문제 행동들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제대로 길들이기가 된 보더콜리라면 가족 구성원을 귀찮게 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해달라고 보채거나 귀찮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먼저 가족들이 해 줄 때까지 기다리거나 급할 때(화장실 / 베란다 문이 잠겼을 때, 갈증이 심할 때 등)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 합니다. (애견견 처럼 응석받이로 키웠을 때는 반대가 됩니다. 영리하기 때문에 가족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다 받칠 때까지 귀찮게 합니다.) 집 안에서는 그림자 처럼 리더라고 생각하는 가족을 조용히 졸졸졸 따라 다니거나 침대 밑, 현관 앞, 책상 밑, 화장실 발판 위 등에서 조용히 잠을 자거나 가족들의 움직임을 관찰 합니다. 응접실에서 조용히 같이 TV를 보거나 음악 감상도 합니다. ^^;; 정말 그림자 같습니다. 조용하고 은밀하게 따라 다닙니다. 가족들이 밥을 먹을 때는 식탁 밑에 누워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 컴퓨터를 할 때에는 의자 밑이나 컴퓨터 책상 밑에 누워서 잠을 자다가 윈도즈 종료 소리가 나면 벌떡 일어 납니다. ^^

보더콜리 전문가였던 Jarnett Larson은 보더콜리를 Kitchen Dog으로 키우라고 충고 합니다. 즉, 마당에 견사에 가두어 키우거나 풀어 놓고 키우지 말고 어릴 때 부터 부엌도 드나들수 있도록 해서 사람들과 어울려 키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앞에서 제가 말했던 것처럼 인간과 섞여 살면서 많은 경험을 통해 두뇌가 자극되고 Confidence한 성격을 가진 보더콜리로 자라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더콜리를 겉으로만 공부했다면 아파트에서 키우는 것을 반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파트에서 키우건 마당에서 키우건 장소는 상관 업습니다. 보더콜리를 키우기 위한 두 가지 조건만 명심하십시요.
1) 어릴 때 부터 두뇌 자극을 주기 위한 환경(생활 길들이기, 예의 가르치기, 복종훈련)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2) 운동욕구를 충족 시켜 줄 수 있는 환경(원반던지기, 어질리티 등의 모임에 참가하거나 매일 저녁 퇴근 후 2~3 시간을 같이 운동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가)을 준비 할 수 있는가?

아울러 입양 하실 때도 다음과 같은 점을 꼭 확인 하십시요.
1) 부모견이 양몰이 견 혈통인가?
2) 브리더가 보더콜리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가? (보더콜리에 대한 어떤 전문 서적들을 읽었는지 서고를 꼭 확인 하십시요)
3) 부모견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생활하고 있는가? 아니면 견사에 갇혀 생활하는 개들인가? 부모견들의 훈련성은 어떤지, 길들이기 정도와 성격에 대해 꼭 확인 하십시요.
4) 예전에 그 브리더로 부터 분양 받은 사람들을 찾아 그 부모견으로 부터 태어난 새끼들의 생활을 확인 하십시요. 문제 행동들은 발견 되지 않는지, 어느 스포츠 독 분야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졌는지, 훈련성은 어떤지 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릴 것은 보더콜리 자견을 보고 이쁘다는 마음에 혹해서 충동 입양을 자제 하십시요. 이쁘지 않은 강아지는 없습니다. 10년 이상을 함께 할 가족의 선택이라 생각하시고 그 10년이 지옥 같은 날들이 될지 아니면 즐겁고 행복한 날들이 될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시고 보더콜리 입양을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