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듣는 고양이와 말이 안 통하는 고양이 문득 등줄기가 서늘해진 것을 느낀 나는 휙 고개를 돌려 부엌을 쳐다보았다. 가스레인지 대신 쓰고 있는 전기렌지 위에 커다랗고 노란 털 뭉치가 덜렁 올라가 있는 것이 보였다. 1초 정도 내 눈을 의심하다가 벌떡 일어나 전자렌지 앞으로 달려갔다. 화구에 열기를 올리기 위해서는 손가락으로 락을 두 번이나 풀어야 하는, 애도 없는 우리 집에서는 번거롭기 그지없던 기능이 쓸모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커다랗고 노란 고양이는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전자렌지 앞으로 달려온 나를 눈 하나 깜빡 않고 빤히 올려다보았다. ‘쓰읍!’ 소리를 내어도 태연하게 고개를 돌릴 뿐이다. 할 수 없…….

from 노트펫, 원문보기